“당신 없는 삶이 차라리 무의미 하다면 좋겠어. 당신 없는 삶이 차라리 절망뿐이라면 좋겠어. 당신 없는 삶이 차라리 고통뿐이라면 좋겠어. ……당신이 없음에도 난 오늘도 내 삶의 의미를 찾고 희망을 꿈꾸며 고통에서 벗어나려 해. 당신이 없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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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다는 게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몰랐어요. 살아있다는 게 이렇게 행복한지도 몰랐어요. 여태껏 내가 느꼈던 고통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행복. 고통보다 날 더 괴롭게 하는 당신과 느끼는 행복. 이 행복이 날 괴롭게 해요. 어떻게 해야 이 괴로움이 사라질 수 있을까요? 여기서 멈춘다면 그렇게 한다면 이 괴로움이 사라질까요? 처음부터 내 것이 아니었어요. 처음부터 내 길이 아니었어요. 처음부터 당신을 만나지 말았어야 했어요. 이젠 숨길수가 없잖아. 고통스러운 겉모습에 숨겨진 내 행복한 모습.”
“어느 누구도 그런 당신을 향해 손가락질 하지 않아. 누구의 말도 듣지 마. 어느 누구도. 내 말만 듣고 내 말만 믿는 거야.”
수인의 두 귀를 막았던 도혁의 손길이 수인의 뺨으로 천천히 향해졌다. 수인의 젖은 두 뺨을 쓸어내리는 도혁의 손등위로 소리 없는 한줄기의 눈물이 떨어졌다.
“우리 사랑하자.”
“…….”
감겨진 수인의 두 눈 위로 도혁의 입술이 천천히 내려앉았다.
“당신을 괴롭히는 기억 따위 관심 없어. 당신이 그토록 잊지 못하는 당신의 과거, 그리고 기억 지우지 않아도 돼. 내가 할게. 내가 지울게. 당신의 머릿속, 당신의 가슴에 내 사랑의 기억들을 채워 나갈게. 날 믿어. 당신이 사랑하게 될 사람. 나 서도혁이란 남잘 믿어봐.”
벌어진 카디건 사이로 수줍게 드러난 수인의 가슴에 자신의 얼굴을 묻은 도혁이 수인의 숨결을 느끼듯 천천히 호흡을 들이켰다.
“사랑하자고 당신과 나. 정수인과 서도혁만의 사랑 누구도 아닌 우리 두 사람만의 사랑을 하자고.”
대답이 없는 수인. 그저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도혁의 머리칼을 쓸어 넘길 뿐이었다.
‘살아야 할 이유도 죽어야 할 이유도 오직 연우 씨 당신 때문이었어. 당신 곁으로 가기위해 죽으려고 했고 죽기위해 고통속의 나날을 견뎌야 했어. 그런데 이젠 그저 살고 싶다 연우 씨. 죽지 못해, 죽기위해 사는 게 아니라 그저 그냥 살고 싶어졌어. 이 사람이 서도혁 이 남자가 날 살고 싶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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