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수. 29살. 낮에는 학교에서 아이들 쥐 잡 듯 잡는 선생, 밤에는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는 재즈 가수, 말하자면 그녀는 투 잡 걸이다. 원래 그녀의 꿈은 가수다. 하지만 워낙 보수적이고 완고한 아버지 때문에 몰래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못 다 이룬 꿈을 달래는 수밖에.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만나게 된 우진. 그녀를 좋아하는 건지 아닌 건지 도대체 이 남자의 마음을 종잡을 수가 없다. 에라, 모르겠다. 헷갈리게 한 죄로 이 남자 된통 약이나 올려봐야겠다.

차우진. 33살. 흉부 외과 치프. 워커홀릭에 가까운 그는 얼음 심장이란 별명이 있을 정도로 매사에 신중하고 철두철미한 남자다. 어느 날 모처럼 머리를 식히기 위해 친구와 클럽을 찾은 우진은 그곳에서 민수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노래하는 모습네 매료된 우진은 그녀에게 관심을 갖지만 생각지도 못한 순간 그녀에게 뒤통수를 맞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다시 만난 그들은 묘한 밀약을 맺게 되는데…… 그들의 수상스러운 인연은 과연 해피엔딩일까?




본문 중에서


“집에 누가 눈 빠지게 기다리는 사람이라도 있어요?”
“네?”
“아까부터 집에 가지 못해 안달 난 것 같아보여서요.”
기다리는 사람이라…… 있지. 잠 안 자고 두 눈 벌겋게 뜨고 정좌한 채 앉아 계실 아빠. 오매불망, 님 그리 듯 그녀가 들어오기를 두 주먹 불끈 쥐고 기다리는 아빠.
“네, 있어요.”
그녀의 다음 말을 기다리며 우진의 눈빛이 호기심으로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순간 민수는 그를 제대로 놀려 주고 싶은 유혹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유혹에 못이긴 민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남편이 기다려요. 사실 어제 대판 싸우고 오늘 친구랑 술 한잔한 거였거든요.”
“……!”
“이제 스트레스도 풀렸으니까 가서 남편하고 화해나 해야겠다. 그리고 사실 오늘 이렇게 놀아 보니 우리 남편만 한 사람도 없는 거 같아요.”
“……!”
민수의 폭탄 발언에 충격을 받은 우진은 아무 말도 못하고 돌이라도 된 듯 굳어 그 자리에 꼼짝 안 하고 서 있었다. 그때 몇 발자국 걸어간 민수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참! 인사는 해야지. 덕분에 오늘 즐거웠어요. 하지만 다시 보는 일은 없을 거예요. 잘 가요, 우진 씨.”

본명 호정인

필명 호수야

취미 독서(만화포함), 영화관람, 농담하기.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과 사랑의 긍정적인 힘을 믿는 철없는 몽상가.

새드보다는 해피엔딩을 지향하고 모든 사랑은 아무리 힘든 과정을 거치더라도 꼭 이뤄져야 한다

는 절대적인 소망을 갖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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