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승진을 앞두고 직장을 그만둔 지윤. 그건 그녀가 포기할 수 없는 꿈, 바로 추리 작가가 되기 위한 과감한 선택. 그리고 몇 년의 힘든 노력 끝에 그녀는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지만 기쁨도 잠시, 꿈을 이룸과 동시에 그녀는 4년 동안 만나온 남자친구에게 무참히 이별통보를 받게 되어 절망하게 된다.
그리고 그 날 그와 헤어져 돌아오는 길, 그녀는 우연히 4살 연하의 뮤지션 주완을 만난다. 하지만 그들의 첫 만남은 스쳐 지나는 정도, 그들은 서로 의식하지 못한다. 그러던 중 지윤의 쌍둥이 여동생 결혼식 때 그들은 운명적으로 다시 만난다. 그렇게 사랑에 지친 여자와 사랑을 갈망하는 남자의 만남이 시작되는데…….


*본문 가운데*

실연 후 집으로 향하는 지윤.

“저, 저기요!”
그때 갑자기 그녀 등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그녀는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았다.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네? 저요?”
주변을 둘러보니 그녀 밖에 없었고 남자의 시선이 그녀에게 고정되어 있는 것을 보니 그녀를 부른 것이 분명한 듯했다. 수려하게 생긴 남자가 바로 그녀 눈앞에 호의적인 미소를 짓고 있다. 뭐지? 이 아도니스는? 찬바람 쌩쌩 부는 날 남자에게 차인 내가 불쌍해서 하늘이 내리는 미리 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인가? 아무리 그래도 너무 빠르잖아 이건. 짧은 순간 그녀의 머릿속에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생각들이 떠다녔다.
“근데 무슨 일로?”
“이런 말씀 드리기 좀 그런데…….”
뭐야, 이 남자 정말 작업 거는 거야? 내 예상대로 가는 거야? 세상에…… 근데 너무 어리잖아. 기껏해야 스물다섯 여섯 정도? 그런데 스타일 하나는 죽이는군. 모델이라도 되나? 아니! 내가 왜 이러지? 미쳤나? 방금 이별 통보 받은 여자 맞아? 잠시 상상의 나래를 한없이 펼치던 지윤은 곧 상상의 날개를 꺾고 정신을 수습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자신을 힐책하며 얼굴을 정색하고 그를 바라보았다. 얘야, 고맙긴 한데 오늘은 아니다. 누나는 오늘 그냥 조용히 보내련다. 그러니 날 내버려 둬.
“왜 그러시죠?”
지윤이 귀찮다는 듯 시큰둥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는 멋쩍게 웃었다.
“스커트가 돌아간 것 같아서요.”
“네?”
지윤은 깜짝 놀라 그녀의 스커트를 보니 그의 말대로 반 이상 스커트가 돌아가 모양이 어색했다. 아니, 이놈의 스커트가 왜 이 난리지? 아무래도 조금 전 돌멩이를 찰 때 심하게 모션을 취한 것이 원인인 듯했다. 창피해서 얼굴이 벌개졌지만 그녀는 짐짓 태연하게 그를 쳐다보았다. 여기서 당황하면 더 창피할 것이 분명했기에.
“이거 원래 디자인이 이런 거예요.”
“아, 그래요? 참 특이하네요.”
“……!”

본명 호정인

필명 호수야

취미 독서(만화포함), 영화관람, 농담하기.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끈과 사랑의 긍정적인 힘을 믿는 철없는 몽상가.

새드보다는 해피엔딩을 지향하고 모든 사랑은 아무리 힘든 과정을 거치더라도 꼭 이뤄져야 한다

는 절대적인 소망을 갖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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