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는 민우 오빠와 비슷하다. 182에서 183. 조금 말랐지만 기본 골격이 있어 왜소해보이진 않는다. 평생 안보는 척 다 봐온 난우의 능력이 십분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또 뭐랬더라, 마당 세 바퀴 도는 것 말고는 쭉 방안에 틀어박혀 책만 읽는다고 들었다. 과연 피부가 밀가루 반죽만큼 시허옇다. 난우의 눈썹이 살짝 치켜 올라갔다. 약골체력에도 여태까지 쓰러지지 않고 버틴 것은 오로지 정신력 덕분이리라. 아, 그리고 근성도.
여러 가지 데이터를 합산한 결과, 옆에서 잘 이끌어주면 가르친 보람을 느끼게 만들 재목이란 결론이 나왔다. 심각한 브라더 콤플렉스의 연우가 봤다면 관부터 짜자 비웃었겠지만 그 아이는 아직 어려서 모른다. 열일곱 소녀의 눈에는 리드하는 남자, 유들유들하게 웃어넘기는 남자, 잘생긴 남자, 운동 잘하는 남자가 멋질 것이다. 하지만 동생아, 너도 좀 더 자라면 선인들의 지혜를 깨닫게 될게다. 차가운 금욕의 벽을 깨뜨리는 즐거움과 공들여 키워내는 보람을. 난우의 입가에 은밀한 미소가 떠올랐다.

이제 다른 걸 써봐야지 하면서도 매번 시대물로 돌아오고야 마는 시대물 마니아.
오늘도 로맨스와 미스터리로 가득한 하루를 기대합니다.

출간작 : 君子를 사로잡는 법, 사야, 파벽(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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