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어린 동생을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어린 시절 내내 괴로워해야만 했던 김 하은.
그런 그녀에게 죽은 동생에게 줄 사랑을 대신해서 주고픈 비밀에 쌓인 아이가 생겼다.
밝혀질지도 모르는 그 비밀로 인해 하은은 지금까지 누구의 접근도 허용하질 않았다. 하지만 자신에게 다가오는 해와 달처럼 극명하게 상반되는 두 사람 강 준희와 한 시율. 가까이 해야만 할 이유가 있는 사람과 멀리해야할 것 같은 사람사이에서 누구를 선택해야만 할까.


하은
눈이, 그 사람 눈이...... 울고 있었어. 눈가에 그렁그렁 맺혀있었어. 입과는 얼굴과는 다른 말을 하고있더라고, 그 바보가. 말하는 내내 서서히 차 오르던 눈물이 돌아서는 순간 눈가에서 흘러내리더라. 그 바보는 아마 몰랐나봐, 자기가 울고 있다는 거. 그리고는 뒤돌아서 가버리려 했어. 사랑을 말하던 그 입으로 사랑을 알게 한 그 입으로 이별을 말할 때 그 바보는 바르르하고 떨리는걸 모르고 말이야. 그래서 내가 그랬어 기다리라고, 날 기다려 달라고 사랑한다면 꿋꿋하게 참고 우리가 다시 만날 때까지 잘 있어달라고. 차오, 안녕. 티 아모, 사랑한다고.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준희
어느 남자가 눈을 가리고 꽃 앞에 서있었어. 그 남자는 평생 꽃이라는 걸 보지 못한 사람이었어. 그래서 그 남자는 자신 앞에 무엇이 있는 지를 알지 못했지. 하지만 자신의 코를 간질이는 달콤하고 향기로운 향기에 보이지 않은 물건을 사랑하게 된 거야. 그 물건이 추한 것이든 더러운 것이든 상관없이 말이야. 그냥 한순간이었어. 내게는 하은이가 그 꽃이야, 내 눈을 가려도 맡을 수 있는 향기지. 그렇게 알 수 있었어, 사랑이라는 걸. 그녀가 내 사랑이라는 걸.

시율
사랑은 거울과 같아요. 앞에서면 오직 자신의 모습만을 비추는 거울처럼, 내겐 오직 하은 당신만이 비춰져요. 이 세상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희미한 뒷배경이 되고 오직 당신만이 뚜렷하게 맺히는 상(像)처럼. 처음 당신을 보았던 그곳. 그 테라스에서부터, 하은 당신은 나에게 꿈이 되었죠. 내가 영원히 꾸고싶었던 아름다운 꿈. 하은씨. 김 하은. 하은아. 너를 참 많이 좋아하는 나를, 이제 막 사랑하기 시작한 날 어떻게 하면 좋니?

은새는....

필명은 은새.
제주도 푸른 섬에서 살고있음.
남들은 0형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털털한 A형임.
인생, 삽질하지는 말자 를 좌우명으로 오늘도 열심히 살고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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