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내가 애원할 차례입니다.

당신의 용서를

당신의 구원을…….

어느새 내 얼어붙은 가슴에 깊이 와 박힌 당신의 환한 눈빛.

그러나 사랑을 모르는 내가 이 마음을 어떻게 당신에게 전해야 할까…….

이젠 알겠어. 당신의 아픔이 나의 상처라는 걸, 당신의 눈물이

내 슬픔이라는 걸.

이번엔 내가 애원할게. 제발 내 곁에 돌아와 줘…….

▶ 책 속에서

󰡒이혼?󰡓

󰡒네.󰡓

󰡒자다가 꿈이라도 꾼 모양이군. 좀 더 자지 그래. 농담 받아 줄 시간 없어.󰡓

모니터를 향한 시선을 돌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준후는 얼음장처럼 차갑게 내뱉었다. 그녀의 말을 한낱 투정쯤으로 치부한 모양이었다.

󰡒농담 아니에요. 당신이랑 이혼하고 싶어요.󰡓

󰡒용케 결혼해서 애까지 낳고 뜻대로 다 하더니 이제 와서 이혼하자고? 누구 마음대로? 들어오기는 네 마음대로 들어왔을지 몰라도 나가는 건 뜻대로 안 될 거야.󰡓

분노를 억누르며 그는 최대한 냉정한 척 굴었지만 이미 평정을 잃고 있었다. 이혼이라니, 그가 내뱉어도 시원찮을 제안을 그녀가 먼저 했다는 것이, 감히 자신을 떠나겠다고 통보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당신하고 살기 싫어요. 단 하루라도 마음 편했던 적, 좋았던 적 없었어요. 더는 못 살아요. 제발 헤어져 줘요.󰡓

󰡒절대 그렇게 못 해주겠다면?󰡓

▶ 목차 1-19, 에필로그, 작가후기

▶ 이 전자책은 2006년 2월 출간된 나비 <애원>을 eBook으로 제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