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 사랑으로 변한 순간… 그들은 지독한 아픔을 느껴야 했다!!

소꿉친구인 석진과 영희는 서로의 눈빛만으로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유명 헤어디자이너로서 명성을 떨치던 영희는 동창모임에 다녀온 후, 갑자기 아기를 가지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힌다.
가슴속에 사랑을 묻어둔 채 우정이란 이름으로 대해온 석진에게 영희는 아기를 갖게 해달라고 불쑥 얘기를 꺼내지만, 석진은 그녀의 말을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석진은 영희에게 원하는 것을 줄 수 없는 현실에 갈등하면서도, 그녀를 지켜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는데….


▶ 책 속에서

「넌 남자를 너무 몰라. 그래, 인정해. 널 안고 싶어.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된지 도통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없어. 하지만 그뿐이야. 미래가 없는 줄 뻔히 알면서도 널 원하는 내 마음을 멈출 수 없어」그녀를 내려다보는 석진의 눈에 남자의 욕망이 번뜩이고 있었고,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열정이 진하게 녹아 있었다.「단지 널 안고 싶다는 거야. 남자로서 여자인 너를 안고 싶고 너의 내부를 알고 싶어. 요즘 그것만 상상해. 넌 어때?」

영희는 머리가 텅 비는 듯 했다. 남자에게 이런 말을 처음 들었을 뿐만 아니라 그 상대가 석진이라니. 그녀는 한참동안 입을 열지 못했다.

「나한테 뭘 원하는 거야? 어떤 대답을 듣고 싶어?」그녀는 겨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너도 그런 적 있겠지? 지금 보니 너 또한 나에게 반응했다고 생각해. 만약 그것만이라도 좋다면 우리… 사귈 수도 있어. 하지만 단지 그뿐이야. 섣불리 다른 기대 따위는 하지 마」

그의 말에 영희는 자존심에 크게 상처를 입었다.

「잠깐 최석진! 그래 나도 네 키스를 즐긴 것은 맞아. 그런데 뭐 ‘사귈 수도 있어’라고? 아주 고맙구나. 눈물이 다 날려고 해. 난 감지덕지하며 그것을 받아들여야 되는 거니? 만약 그것이라도 좋다면 너와 사귀고 어쩌고 어째? 정말 학습능력이 왜 이리 떨어져. 그리고 ‘기대 따위 하지 마’라고? 너나 기대하지 마」그녀는 입술을 손등으로 계속 비벼 닦아 냈다.


▶ 목차
달무리
삭
초승달
상현달
일식
달의 신화
보름달
월식
하현달
그믐달
해와 달
달의 노래

저는 이렇다 할만한 연애를 해보았거나 내세울만한 남자를 제 인생에서 만난 적도 없으며 부러워 미치게끔 하는 연애를 주위에서 본 적도 없습니다. 결국 나름대로 현실주의자인 저에게 로맨스 소설은 따스함과 휴식을 주는 꿈같은 이야기일 뿐이었죠.
이런 제가 로맨스 소설을 쓰면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은, 제 안에 매우 충동적인 성향이 강하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글을 쓰기 전에 미리 시놉시스를 정하거나 인물의 성격을 정해놓는 타입이 아니거든요.
이러한 현실적인 제 성향 탓인지 제가 쓰는 로맨스 소설의 주인공들은 아주 평범한 사람입니다. 신데렐라 스토리도, 공주와 왕자 이야기도 아닌 주변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를 그려냄으로서 사람들에게 사랑은 주변의 가까운 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믿게 하고 싶었던 것이죠.
저의 두 가지(충동과 현실) 면은 〈달의 노래〉에서도 나타납니다.
단지「아기를 갖고 싶어」라는 여주인공의 단도직입적이고 충동적인 말을 써보고 싶다는 것에서부터 〈달의 노래〉는 무작정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보통 여자, 보통 남자인 영희와 석진….
영희의 아기를 갖고 싶다는 말은 제 안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품고 있었던 것이지만, 그것이 결국 남주인공인 석진을 만나면서 하나의 글로 완성이 되었습니다.
이 글을 쓰며 웃고 울었던 저는 진심으로 석진과 영희를 사랑하고 이 글을 좋아합니다. 제목의 〈달의 노래〉는 석진의 사랑의 노래입니다. 또한 이 글의 인물들이 그러한 것처럼, 불완전함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완성된 사랑보다는 완성에 이르려고 노력하는 연인의 사랑 이야기가 재미있고 더 아름다운 것처럼 말이죠.
제가 바라는 것은, 〈달의 노래〉가 독자님들에게는 강렬하지는 않지만 달처럼 은은하고 따스하고 포근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는 사랑이야기로 보여졌으면 합니다. 그리고 다 읽은 후에는 사랑의 노래, 한 소절을 흥얼거릴 수 있는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직 미숙하기에 제 스스로가 완전히 배제되지 못한 이 글은, 여기저기 제가 녹아 내려 있기에… 부끄럽기만 합니다. 이 글은 그 집필 시의 저의 거울이 되기도 할 테니까요. 하지만 언젠가는 닦고 또 닦아서 독자님들에게 더 좋은 거울을 보여줄 날이 있지 않을까 꿈꿔 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이 글을 읽어 주신 독자분과 부족한 저에게 기회를 주신 신영미디어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더 많이 행복하세요!
- 바람의노래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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